발기가 잘 안 되는 것이 문제지 무슨 뚱딴지 같은 이야긴가 의아할 수도 있지만 사실이다.

한 10여 년 전의 일로 기억된다.
응급실로 50대 초반의 남자 A씨가 아주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찾아왔다. A씨는 친구 B씨와 술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성생활에 대한 화제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 친구 B씨는 발기부전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검사 끝에 당뇨로 인한 심한 발기부전으로 당시에 새로이 시판된 먹는 약에도 효과가 없어 병원에서 주사약물을 수령하여 집에서 본인이 직접 음경에 주사하여 아주 만족스럽게 발기가 되었다는 자랑 아닌 자랑을 A씨에게 늘어놓게 된다. A씨는 귀가 솔깃해져서 B씨로부터 주사하는 방법을 숙지하고 주사약물을 수령하여 B씨와 같은 용량으로 집에서 음경에 주사를 하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놀란 정도로 강력한 발기가 일어나서 만족스럽게 성관계를 하게 된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사정이 되고도 발기가 죽지 않더니 그 다음날 아침에 일어난 뒤에도 발기가 죽지 않고 계속되어 있었다. 발기만 된 것이 아니라 음경에 통증도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A씨는 놀라서 B씨에게 연락하여 물어보니 B씨는 그러다가 발기가 가라앉을 것이니 좀 더 기다려 보라는 답변을 듣고 그냥 기다리기로 한다. A씨는 어디 가서 이야기 할 수도 없고 해서 그 날 밤을 다시 집에서 보내고 다음 날 점차 통증이 심해지면서 발기는 계속 가라앉을 생각을 안 해서 결국 응급실로 내원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음경지속발기증으로 불리는 비뇨기과에서는 굉장히 급한 응급질환의 하나이다.

우리 몸은 음경에서 발기에 관여하는 해면체조직이 스폰지처럼 되어 있어서 상황에 따라서 많은 양의 피를 저장할 수도 있고 또 마른 상태로 머물러 있을 수도 있다. 우리가 성적으로 흥분을 하게 되면 음경에서 산화질소라는 물질이 분비되어 스폰지 근육이 확장되어 혈액이 충만 되어 고여 있는 상태가 발기 현상이다.
이 산화질소의 생산에는 산소가 필수 재료이다. 평상시의 음경 혈액내의 산소의 압력은 정맥혈액의 산소압 정도로 매우 낮아 이러한 상태가 지속적으로 초래되면 음경해면체의 스폰지 근육의 신축성이 떨어져서 발기에 지장이 있게 된다. 다행이 조물주께서는 사려 깊게도 야간음경발기를 통하여 우리가 야간에 수면을 취하는 동안에 여러 차례 음경으로 동맥혈을 넣어 주셔서 그러한 불행을 미리 막아주시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본다.

야간 수면 중 음경발기는 급속안구운동시간에 일치하여 자율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약 80-100분 주기로 일일 3-5회 정도 나타나며 한 번에 20-30분 정도 지속된다. 그리고 수면 중 음경발기는 연령에 상관없이 모든 정상적인 남성에서 나타나며, 야간발기의 횟수는 나이가 증가하여도 변화가 없으나 총 발기 시간은 사춘기를 정점으로 서서히 감소하여 사춘기 때는 수면시간의 40%에서 노년기가 되면 수면시간의 20%정도가 된다.

그런데 음경지속발기증이 있게 되면 음경으로의 신선한 혈액의 공급이 중단되어 음경조직이 망가져서 결국 영구적으로 발기부전이 초래되기 때문에 응급을 요하는 질환이다. A씨는 원래 발기부전이 없던 사람으로서 일시적인 부전을 욕심을 내어 환자인 B씨가 사용하던 용량으로 주사를 하여 지나치게 발기가 오래 지속되는 상태를 초래하여 음경으로의 신선한 혈액의 공급이 중단되어 산소부족으로 음경해면체 근육이 굳어져 영구 부전이 된 경우 이였다. 어떤 경우이던지 단단한 발기가 4시간 이상 지속되면 꼭 응급실을 방문하여 적절한 처치를 받아 빨리 발기를 죽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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